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혹시 모를 나를 위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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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은 그저 삶은 그저 아침 알람음에 뒤척였던 기지개였고 출근길 허둥지둥 대던 내 발걸음이었다. 삶은 그저 허기진 배를 다시 채운 뜨끈한 밥 한 그릇이었고 회의 뒤 마셨던 시원한 커피 한 잔이었다. 삶은 그저 퇴근길 느닷없이 우두둑 떨어진 비에 젖은 내 머리카락이었고 젖은 공간을 기대하며 달리던 내 달음질이었으며 오랜만에 히히덕거리며 했던 그와의 술 한 잔이었다. 삶은 그저 샤워 뒤 소파에 기대어 보던 TV 프로그램이었고 잠들기 전 넘겼던 책 몇 페이지였으며 스르르 감긴 눈을 억지로 뜨지 않음이었다. 삶은 책상 위에 쌓여 있는 목적과 성취였기 보단, 그저 던져 저 있던 빨래 더미와 우두커니 씨름함이다. 삶은 다 산 오늘을 내려놓음이고 그저 다시 살아갈 내일을 바라봄이다. 삶에 너무 많은 짐을 지우지 않아도 된다. 더..
모두의 미움인 이에게 사랑을 드리리다. 너를 사랑하련다. 세상 모든 이가 너를 피하려 애쓴다지만 난 너를 사랑하련다. 당장 너를 마주하려면 끔찍하지만 그래도 널 사랑하련다. 결국 너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나는, 널 사랑하는 길을 택하련다. 그래도 너무 빨리 오지는 말렴. 너무 가까이 있지는 말렴. 지금부터 천천히 널 사랑해 볼 테니 넉넉히 아주 넉넉히 시간을 좀 다오. 매 순간 널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좀 다오. 부탁한다. 죽음아. 꽤잘짓다. 201?????